[연재-1] 하나님 나라와 선교 | 시작하며…

선교는 여행이다. 그것은 자기 변혁의 여행이며 공동체 변혁의 여행이다. 여행은 한 자리에 안주하지 않는다. 목표와 목적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교적 여행의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어 왔다. 개인구원과 하나님의 사랑을 외쳐온 그룹이 있었고, 사회참여와 하나님의 정의를 외쳐온 그룹이 있었다. 이러한 다양한 관점 가운데 일어나는 긴장이 근대의 모든 선교학적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쳐 왔다. 그러나 오늘날 복음전도 명령과 문화 명령이 빈번하게 사용되는 용어는 아니지만, 똑같은 새의 두 날개요, 병렬적인 철로 길로 이야기되고 있다. 다양하고 복잡한 현대 사회와 문화 가운데 교회는 과연 상황에 적합하고 일관성있는 복음의 메시지를 던져 줄 수 있을까? 무엇이 이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는가?

나는 하나님 나라의 신학(kingdom theology)이 바로 그 열쇠라고 확신한다. 선교 여행의 최종 목적지(final destination)는 바로 하나님의 나라이다. 선교는 하나님 나라를 향한 순례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최대 관심사이셨다. 주님께서는 공생에 최초의 복음의 메시지를 이렇게 선포하셨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주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가져오셨고 지금도 성령의 능력으로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고 계시다. 그렇다면 주님이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과연 무엇일까? 하나님의 나라는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그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선교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일까? 이 글들은 이러한 의문에 대답하고자 시도된 책이다.

내가 하나님 나라의 중요성에 대해서 눈을 뜨기까지는 여러 가지 과정이 필요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순복음 신앙 안에서 성장하였다. 어렸을 때 성령의 체험을 하였으며, 병 고침 등 여러 가지 기적적인 체험도 많이 하였다. 그러다가 군대의 신우회 시절에는 기독교 장로회의 한 목사님을 만나면서 사회 참여 및 민중신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교회성장연구소에 일해 오면서 한국 교회 전반을 관찰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영국 유학 시절이나 그 이후 사역을 하면서 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선교 지도자들과 교분을 쌓으며 선교학적 안목과 관점을 넓힐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하여 나는 교회는 반드시 건강하게 성장해야 하며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선교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하나님 나라의 선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복음이었고 그 복음의 범위는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전 사회를 포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인간의 구원은 몸의 부활을 포함한 총체적인 구원이며, 하나님께서는 우주 만물의 창조주로서 인간의 역사와 사회를 향한 그분의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계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교회성장을 포함한 모든 선교적인 노력은 성령의 능력으로 세워지는 하나님 나라의 성장의 기준에 비추어서 평가되어야 한다.

이 글들은 하나님 나라의 선교에 대한 개론서라고 볼 수 있다. 전반부(1장-5장)에서는 하나님 나라의 신학적 의미를 파헤쳤고, 6장부터 15장까지는 미래에 완성될 하나님 나라의 특징과 그것을 어떻게 교회 사역에서 구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선교학적인 시각에서 기술해 나갔다. 16장과 17장은 하나님 나라의 선교 사역을 하기 위해 필요한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과 영성에 대해 기술하였다. 이 책을 진지하게 읽는 분이라면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위해서는 성령의 체험과 그분의 능력에 의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내가 강조하고 있음을 파악하게 될 것이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생각해 볼 문제들을 삽입하였다. 그룹 별로 혹은 교회 내에서 함께 토의하며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매우 유익하리라고 믿는다.

여기에서 제시된 하나님 나라의 선교의 10가지 특징들은 필자의 평생의 관심사이다. 예를 들어, 하나님 나라의 특징인 사회 정의와 관련하여 나는 <한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과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영어 논문이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출판되었다. 또 <십자가의 정치학>(도서출판 바울)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한 사회에 기독교적인 정의를 실현해 나가는 것도 하나님 나라의 사역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요점 중의 하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모든 영역(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이 모두 다 선교의 주제이며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통치권이 그 곳에 모두 다 미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님 나라의 선교는 하나님의 통치권이 삶의 모든 영역에 구현되도록 노력하는 작업이다.

우리가 선교나 목회를 할 때 물론 하나님 나라의 모든 사역을 다 감당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처해 있는 현장에서 자신의 소명에 따라 최선을 다하되, 우리의 의식이나 관점은 밸런스를 유지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미시적이면서도 동시에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시야(perspective)가 중요하다. 우리는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허락이 없으면 떨어지지 않는다고 믿으며 우리 개인의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섬세하심을 확신해야 한다. 또한 전 세계를 통치하시며 완성될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향해 인간 역사를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의 우주적인 주권과 비전에 대해서도 확신을 가져야 한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개인들의 삶 가운데, 우리가 속한 공동체 가운데, 역사 가운데, 사회 가운데, 그리고 전 세계 가운데 어떻게 역사하고 계시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한국 교회도 하나님 나라의 성장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세계 선교의 지도자적인 역할을 감당하리라고 믿는다.

오리겐은 주기도문에 대한 그의 주석서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빚을 지는 것이다”(to live is to be indebted)라고 말하였다. 오늘날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요,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도움으로 가능한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교회들이 하나님 나라의 성장에 위대하게 쓰임받는 것이 나의 강력한 소원이다. 나는 먼저 내가 제정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 헌장을 발표하고 이러한 헌장의 내용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하나님 나라의 선교에 대해 살펴보기 원한다. 자 이제부터, 하나님 나라를 향한 순례의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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